투자 대가의 원칙만 모아 만든 ETF, 진짜 가능할까?

오늘의 질문: “대가의 철학”을 숫자로 번역하면, 어디서부터 깨질까요?

대가의 원칙 ETF로 될까?

투자 책을 읽다가, “이 원칙만 꾸준히 지키면 되겠다”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천하려고 보면, 원칙이 늘 ‘말’로는 좋은데 ‘숫자’로는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애매함이, 결국 내 선택을 흔들기도 하고요.

워런 버핏·피터 린치·조엘 그린블랫 같은 대가들의 원칙을 지표로 묶어서 하나의 지수로 만들고, 그걸 ETF로 산다면 정말 “대가를 따라가는 투자”가 될까요?

저는 이 질문이 단순히 “가능/불가능”이 아니라,

‘철학을 상품으로 바꾸는 순간 생기는 비용’을 보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각도별로 던져보는 질문

아이디어가 좋아 보일수록, 질문을 몇 개만 바꿔서 먼저 흔들어보는 게 안전합니다.

  • 대가의 원칙 중 “숫자로 바로 옮길 수 있는 것”과 “말로만 가능한 것”은 뭐가 다를까요?
  • 지표가 늘어나면 좋아질까요, 아니면 핑계가 늘어날까요?
  • 이 ETF의 성과가 아니라, 내가 지킬 수 있는 ‘과정’이 더 단순해지나요?
  • 리밸런싱(재조정) 주기가 짧아질수록 내 마음은 더 편해질까요, 더 흔들릴까요?
  • 이 상품이 망가지는 시나리오는 무엇이고, 그때 나는 끝까지 들고 갈 수 있을까요?

정리: 철학을 ETF로 바꿀 때는 ‘수익’보다 ‘깨지는 지점’을 먼저 봐야 합니다

AI의 답변: 대가의 원칙을 ETF로 “번역”할 수는 있지만, 번역문이 원문과 같지는 않습니다

‘대가의 철학’을 지표로 묶어 ETF로 만드는 건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다만 원칙을 숫자로 옮기는 순간, 원칙의 일부(질·맥락·판단)가 빠지고 “비슷해 보이는 다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는 “수익률이 나오나”보다 “어디서 왜 달라지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오해 1: 원칙만 모으면 대가의 성과가 복사됩니다

대가들의 공통점이 ‘지표’만은 아닙니다. 산업을 바라보는 눈, 경영진/사업의 질을 판단하는 감각, 그리고 기다림 같은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ETF는 그중 숫자로 잡히는 부분만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대가의 철학”이 아니라 “대가의 철학처럼 보이는 팩터(가치/퀄리티 같은 성향)”를 사는 형태가 되기 쉽습니다.

정리: ETF는 철학의 일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증발합니다

오해 2: 지표는 객관적이라 시대를 안 탑니다

지표는 객관적처럼 보여도, 사실은 ‘정의’가 바뀌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현금흐름이 좋다”는 말 하나도, 어떤 현금흐름을 볼지(영업/자유현금흐름), 어떤 기간을 볼지(1년/5년), 어떤 산업을 예외로 둘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뀝니다. 즉, 대가 ETF는 결국 “지표의 조합”이 아니라 “정의의 조합”입니다.

미니 예시

“싸고(저평가) + 좋은 기업(퀄리티)”을 만들고 싶어서 지표를 6개 넣습니다.
처음엔 든든한데, 어느 순간부터는 “왜 이 종목이 들어갔지?”가 늘어납니다.
결국 내가 믿는 건 철학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되고, 흔들릴 때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정리: 지표가 늘수록 좋아 보이지만, 내 설명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오해 3: 백테스트가 좋으면, 상품도 좋은 겁니다

백테스트는 “그럴듯한 과거”를 보여주는 데 강합니다. 특히 룰을 조금만 손봐도 성과가 좋아 보이게 만들 수 있죠(과최적화). 또 생존편향(살아남은 기업만 보는 착시), 룰 변경, 회전율(매매가 잦아지는 정도), 세금/거래비용 같은 현실 비용이 들어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가 ETF’를 볼 때는 백테스트 수익률보다, 룰이 얼마나 단순하고 설명 가능한지를 먼저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 “과거 성적표”보다 “룰의 단순함”이 장기 보유를 더 잘 도와줍니다

정보 한 스푼: “대가를 따라간다”는 말에는 시간 지연이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3F 공시를 바탕으로 ‘고수의 보유 종목’을 따라가는 형태는 이미 존재합니다(예: GURU). 다만 13F는 분기 종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 공개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시간 추종’이 아니라 ‘지연된 반영’이 됩니다. 즉 “대가를 산다”는 말이,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는 신호’를 산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정리: 대가 ETF는 “원칙”뿐 아니라 “지연·재조정 방식”까지 함께 사는 상품입니다

원하면 오늘만: 5분 점검

1) 내가 좋아하는 대가 원칙을 1개만 적습니다(예: 좋은 기업을 싸게).

2) 그 원칙을 숫자 2개로만 번역해봅니다(예: 수익성 1개 + 밸류 1개).

3) “내가 설명 못 하는 규칙은 안 산다” 같은 멈춤 규칙을 1줄로 정합니다.

정리: 대가를 따라가려면, 내가 끝까지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순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

  • 이 ETF는 “대가”를 파는 걸까, “팩터 조합”을 파는 걸까?
  • 내가 흔들릴 때도 이 룰을 내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 이 전략이 안 먹히는 시기에도, 나는 버틸 수 있는 구조일까?

글쓴이의 생각: 이 질문을 나의 투자에 적용해 보기

존경받고 성공한 투자 대가들이 강조하고 실천해온 전략을 그대로 인덱스로 만들고, 그걸 ETF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내가 따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그분들의 가치와 혜안을 ‘복제’해서 들고 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그 상상 자체가 꽤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결국 숫자와 알고리즘 몇 개로 번역된 상품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철학이 가진 ‘맥락’과 ‘판단’의 부분은 지표로 완전히 옮기기 어렵고, ETF는 결국 규칙을 고정된 형태로 만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대가 ETF”라는 말이 주는 기대와, 실제 상품이 담을 수 있는 내용 사이에는 간격이 생긴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대가의 ETF는 ‘상품’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가의 문장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그 생각을 내 상황에 맞게 곱씹고, 제 투자 방침을 깎고 깎는 과정 말이에요. 결국 중요한 건 “대가처럼 보이는 ETF”를 사는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릴 때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내 말로 만들어두는 일이겠죠.

그 과정을 오래 하다 보면, 최종장에서는 제 포트폴리오가 얼추 비슷해질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때의 ‘비슷함’은 복제가 아니라, 제가 납득한 선택의 결과일 겁니다. 저는 그 차이가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대가의 철학은 ETF로 사기보다 내 원칙으로 깎아 넣는 쪽이 더 오래 갑니다

주의할 점: ‘대가’라는 말이 내 기준을 대신하지 않도록

이 글은 추천이 아니라, “대가의 철학을 상품으로 살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질문 노트입니다.

‘대가 ETF’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이 커서, 내가 기준을 세우기 전에 마음이 먼저 따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백테스트 성과는 룰 정의와 예외 처리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실제 투자에서는 회전율·비용·세금 같은 현실 요소가 끼어듭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상품이 내 투자에서 맡을 역할(핵심/보조/실험)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역할이 정해지지 않으면, 성과가 흔들릴 때 내 멘탈이 같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함께 생각해 볼 다음 질문

댓글

오늘의 질문과 답변을 보고 떠오른 추가 질문, 다른 관점, 실제 경험이 있다면 편하게 남겨 주세요. 짧은 한 줄은 댓글로,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토론방에서 함께 나눠도 좋습니다.

단, 특정 종목 매수·매도 추천이나 단기 리딩 성격의 댓글은 다른 독자분들을 위해 숨김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

서로의 투자 관점을 존중하는 공간으로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