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고배당주, 배당으로 원금 회수하면 괜찮은 걸까?
오늘의 질문: “배당으로 메우면 된다”는 믿음은 내 판단을 편하게 만드는 걸까?
계좌에 오래 들고 있는 고배당 종목이 있는데, 평가손실이 크게 난 상태(예: –45%)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배당을 꾸준히 받아오다 보면 묘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배당으로 이미 많이 받았으니, 손실은 거의 메워진 셈이야” 같은 계산이 머릿속에 자리 잡는 거죠.
저도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앞으로 몇 년만 더 들고 가면 배당으로 원금을 다 회수하고, 그 뒤부터는 전부 수익”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니까요. 그래서 굳이 정리할 이유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찜찜함도 남습니다. 배당으로 원금 회수라는 말이 사실은 “팔기 싫은 마음”을 합리화해주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묻고 싶었습니다. 큰 평가손실이 난 고배당주를 “배당으로 원금 회수”로 해석하며 계속 들고 가는 태도는 장기투자와 위험 관리 관점에서 어디까지 합리적일까요?
AI의 답변: 배당은 위로가 될 수 있지만, ‘좋은 보유 이유’가 되려면 현재를 다시 봐야 합니다
배당을 오래 받았다는 사실은 심리적으로 큰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과거에 받은 배당”이 “앞으로도 괜찮다”를 보장하진 않습니다.
핵심은 배당이 유지될 가능성, 사업의 현재 체력, 그리고 지금부터의 선택(계속 보유 vs 교체)이 내 목표에 맞는지입니다.
1. “배당으로 원금 회수”가 착각이 되기 쉬운 지점
이 방식이 위험해지는 순간은 보통 “과거 배당”이 “미래 판단”을 가려버릴 때입니다.
- 돈의 출처가 섞입니다: 배당은 현금이 들어오지만,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 총자산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총수익: 배당 + 가격 변화).
- 배당은 고정이 아닙니다: 배당 삭감(배당을 줄임) 한 번이면 ‘회수 계획’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 심리 함정이 생깁니다: “이미 많이 받았으니 괜찮다”가 “나가기 싫다”로 변하기 쉽습니다.
정리: 배당이 손실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손실을 견디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합리적인 보유가 되려면, 지금부터의 3가지를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과거 5년 배당”이 아니라, “앞으로 5년”을 기준으로 다시 보는 게 중요합니다.
- 배당 지속 가능성: 지금 배당이 회사의 이익/현금흐름(현금이 실제로 들어오는 힘)으로 감당 가능한가?
- 사업의 회복 시나리오: 주가가 아니라, 사업이 좋아질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 교체했을 때의 대안: 같은 위험을 덜고, 비슷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다른 선택지가 있는가?
미니 예시
내가 가진 종목이 –45%이고, 앞으로도 연 10% 배당이 “진짜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는 몇 년 뒤 배당 합계가 커져 마음이 편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이 줄거나, 주가 하락이 더 이어지면 ‘회수’가 아니라 ‘더 긴 버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배당률”만이 아니라 “배당이 유지될 힘”을 먼저 봐야 합니다.
정리: 배당률이 높다는 사실보다 “그 배당을 계속 낼 수 있는 체력”이 더 핵심입니다.
3. 계속 들고 갈지, 바꿀지 결정하는 질문
아래는 “배당으로 원금 회수”라는 해석이 내 판단을 굳게 만들 때, 스스로를 다시 열어보는 질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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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배당이 유지될 가능성은 “희망”인가 “근거”인가?
질문: “배당이 30% 줄어도 나는 같은 결정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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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회사가 돈을 벌 힘이 회복되고 있나, 아니면 버티는 중인가?
질문: “사업이 좋아질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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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내가 정해둔 보유 규칙이 있는가, 아니면 그냥 참고 있는가?
질문: “배당 삭감이 나오면 비중을 줄일 건가, 계속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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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같은 돈을 다른 곳에 두면 더 나은가를 비교해 봤나?
질문: “지금 새로 산다고 해도 이 종목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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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내 목표가 ‘현금흐름’인지 ‘총수익’인지가 섞여 있진 않나?
질문: “나는 배당을 원하는가, 아니면 결과적으로 돈이 늘길 원하는가?”
정리: “배당으로 메운다”가 합리적이려면, 배당이 아니라 ‘근거와 규칙’이 먼저 서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
- 내가 붙잡고 있는 건 주식일까,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일까?
- 배당이 줄어들면 나는 무엇을 근거로 계속 들고 갈까?
- 오늘 처음 산다고 가정하면, 나는 이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살까?
글쓴이의 생각: 이 질문을 나의 투자에 적용해 보기
저는 원래 계좌를 자주 들여다보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매달 적립할 때 평가액 순으로 한 번 훑어보는 정도라, 포트 안의 어떤 종목이 –40%를 넘어가도 크게 신경이 안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배당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니 괜찮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연 7~8% 수준의 배당을 몇 년간 받았고, 주가가 많이 빠진 뒤에는 배당률이 10%가 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제 머릿속 계산은 단순했습니다. 배당 + 현재 주가만 합치면 원금은 유지된 셈이고, 앞으로 나올 배당과 혹시 반등이 오면 그건 거의 수익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그 생각이 “물타기(추가 매수)” 같은 뇌동 매매까지 부추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빠질 만큼 빠진 것 같은데도” 계속 더 빠지더군요. 그제서야 무슨 일인지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
원인은 생각보다 선명했습니다. 공실이 늘면서 펀더멘탈(기초 체력)이 약해졌고, 금리 여파까지 겹치면서 결국 배당 삭감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리츠는 공실과 금리에 민감하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정작 제 계좌 안에서는 그 리스크를 ‘배당’이라는 위로로 덮고 있었던 셈입니다. 물론 과거에 배당을 오래 키워온 생명과학 리츠 쪽 대장주였고, 악재가 해소되면 언젠가 제자리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내가 아무 대응도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한 뒤 리츠 ETF로 다시 담았습니다. 종목 하나의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같은 테마라도 묶음으로 분산해 ‘버틸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이겁니다. 배당은 손실을 가려줄 수 있지만, 리스크를 없애주진 않습니다. 그리고 “배당으로 원금 회수”라는 해석이 편해지는 순간, 오히려 점검과 리밸런싱(비중 맞추기)이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요.
정리 한 줄: 저는 “배당이 나오니 괜찮다” 대신, 배당이 흔들릴 때의 행동 규칙과 리밸런싱 기준을 먼저 적어두려 합니다.
주의할 점: 고배당주와 ‘배당으로 원금 회수’ 해석에 대하여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고배당주를 “배당으로 원금 회수”로 해석할 때 생길 수 있는 판단 함정을 점검하기 위한 질문 정리입니다.
고배당주는 배당이 유지될 때는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주지만, 업황 악화나 재무 부담으로 배당이 줄거나 끊길 수 있습니다. 또한 배당을 받는 동안에도 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고, 같은 기간 다른 자산을 선택했을 때의 차이(기회비용: 다른 선택을 포기한 값)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세금과 수수료, 한 종목에 대한 집중 비중, 배당 삭감 시 행동 규칙까지 함께 점검한 뒤에 비중과 보유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후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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