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율은 면적이 아니라 사람이다 — 대한민국 65년, 27.7%에서 81.2%까지

도시화율이라는 말을 오래 들어왔다. 그런데 그 말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된 것은 이 차트를 만들면서였다. 나는 도시화를 막연히 '농촌이 도시로 바뀌는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논밭이 아파트가 되고, 시골이 시내가 되는 그런 그림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도시화율은 땅에 관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 숫자였다.

차트 하나를 만들면서 정의부터 다시 배운 기록이다.

1960년 27.7%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은 2025년 81.2%에 도달한다. 다만 그 상승의 대부분은 앞쪽 30년에 몰려 있다.

도시화율은 면적이 아니라 사람이다

도시화율의 정의는 이렇다. 전체 인구 가운데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이다. 분자는 도시에 사는 사람 수이고, 분모는 전체 인구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오직 사람뿐이다. 땅은 계산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도시화율이 81%라는 말은 국토의 81%가 도시라는 뜻이 아니다. 도시 면적이 81%만큼 늘었다는 뜻도 아니다. 국민 100명 중 81명이 각국 통계 기준으로 도시로 분류되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뜻일 뿐이다. 실제 대한민국의 도시 면적 비율은 이 숫자와 전혀 다르다.

인구밀도나 인구분포를 다루는 차트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밀도는 '얼마나 빽빽한가'를 묻고, 분포는 '어디에 흩어져 있는가'를 묻는다. 도시화율은 그 둘과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도시라는 범주 안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가. 같은 인구를 다루지만 보는 각도가 다르다. 이 차트가 흥미로웠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1960년, 100명 중 28명

차트의 출발점은 1960년이다. 이때 대한민국의 도시화율은 27.69%다. 100명 중 도시에 사는 사람이 28명이 되지 않는다.

낯설게 느껴지지만 시점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이 없다. 전쟁이 끝나고 겨우 7년이 지난 때다. 산업 기반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거의 없었고, 사람을 도시로 끌어당길 일자리도 마땅치 않았다. 도시화율이 낮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상태였다. 참고로 이 차트에 담긴 73개국 안에서 당시 대한민국의 순위는 25위였다.

1970년, 곡선이 튀어오른다

차트를 재생하면 눈에 걸리는 구간이 있다. 1970년 전후다.

1967년 대한민국은 이 차트에서 22위였다. 3년 뒤인 1970년에는 11위가 된다. 1970년 한 해에만 여섯 계단을 올라선다. 66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단일 연도 도약이다. 도시화율 자체도 1969년에 한 해 2.18%포인트가 오르며 최고 속도를 기록한다.

이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체로 알려져 있다.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한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축이 생기고, 그 축을 따라 도시와 산업시설이 들어선다. 같은 시기 국가 차원의 산업화 정책이 본격화된다. 나라도 국민도 여기에 자원을 쏟아부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이 차트는 그 인과를 증명하지 않는다. 도시화율 데이터는 결과만 보여줄 뿐,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고속도로가 도시화를 밀어 올렸다고 믿을 근거는 충분하지만, 그 믿음의 출처는 이 차트가 아니라 다른 자료들이다. 숫자와 해석은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그 뒤의 흐름은 가파르다. 1977년 도시화율이 50%를 넘는다. 인구의 절반이 도시 지역에 살게 된 해다. 1988년에는 70%를 지난다. 절반에서 70%까지 걸린 시간이 11년이다.

1990년 이후, 곡선이 눕는다

여기서부터가 이 차트의 진짜 반전이다.

1990년 대한민국의 도시화율은 73.99%다. 그리고 2025년은 81.17%다. 35년 동안 오른 폭이 7.18%포인트에 불과하다. 앞선 30년(1960~1990) 동안 46.3%포인트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 더 들여다보면 2010년의 81.97%가 최고점이고, 그 이후로는 미세하게 내려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도시화는 30년짜리 스프린트였고, 그 경주는 35년 전에 끝났다. 왜 멈췄을까. 세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포화다. 도시화율은 대개 S자 곡선을 그린다. 초반에는 완만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급격히 치솟고, 높은 수준에 이르면 다시 완만해진다. 80%를 넘어서면 남아 있는 비도시 인구 자체가 적다. 게다가 그 인구는 농업과 어업에 묶여 있거나 고령이어서 이동 유인이 낮다. 올라갈 여지가 물리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둘째, 그리고 이것이 핵심인데, 이동의 성격이 바뀌었다. 1990년 이후에도 대한민국 사람들은 계속 움직였다. 다만 그 이동은 농촌에서 도시로가 아니라 도시에서 도시로 향했다. 지방 도시에서 수도권으로, 도심에서 신도시로 옮겨갔다. 그런데 이런 이동은 도시화율에 전혀 잡히지 않는다. 부산에 살던 사람이 서울로 가도, 대구에 살던 사람이 경기도 신도시로 가도, 도시 인구 총합은 그대로다. 분자가 변하지 않으니 비율도 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난 35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인구 현상, 즉 수도권 집중은 이 차트에서 완전히 투명하다. 곡선이 평평하다고 해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이 지표가 그 움직임을 보지 못할 뿐이다.

셋째, 정의와 재분류의 문제다. 도시 지역의 경계는 행정적으로 정해지고, 그 기준은 시대에 따라 조정된다. 2010년 이후의 미세한 하락도 실제 인구 이동 때문인지 분류 기준의 변화 때문인지 이 데이터만으로는 판별할 수 없다.

이 차트가 보여주지 못하는 것

도시화율이 올랐다는 사실이 곧 사람들이 도시로 이사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 숫자를 밀어 올리는 경로는 최소한 세 가지다. 농촌 거주자가 도시로 이주하는 경우, 도시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 그리고 살던 자리 그대로인데 그 지역이 행정적으로 도시로 재분류되는 경우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이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느 날 도시 주민이 되기도 한다. 이 차트는 셋을 구분하지 않고 합계만 보여준다.

국가 간 비교에도 한계가 있다. 도시 인구는 각국 통계기관이 정한 도시 지역의 정의를 따른다. 모든 나라가 완전히 동일한 잣대로 도시를 나누는 것은 아니다. 비교는 유용하지만 소수점 단위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차트를 만든 기준

이 차트에 담긴 나라는 73개국이다. 두 가지 조건을 통과한 국가만 골랐다. 1960년 도시화율이 40% 미만이었을 것, 그리고 인구가 500만 명을 넘을 것.

1960년 세계 평균 도시화율이 약 34%였으니, 40%라는 선은 당시 아직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았던 나라들을 모으기 위한 기준이다. 인구 500만 조건은 처음부터 도시화율이 90%를 넘는 도시국가와 초소형 지역이 상위권을 고정 점유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한 장치다.

두 기준 모두 세계은행의 공식 분류가 아니다. 변화의 폭이 큰 나라들을 한 화면에 모으기 위한 편집 기준이다. 따라서 차트에 보이는 순위는 세계 순위가 아니라 이 73개국 안에서의 순위다. 이 점은 오해의 여지 없이 못 박아 둔다.

정의를 알고 나서 달라진 것

정의 하나를 정확히 알고 나니 같은 곡선이 다르게 보였다. 1970년의 도약은 여전히 극적이지만, 그것이 곧 '농촌이 도시로 바뀐 속도'는 아니다. 1990년 이후의 평평한 선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이 지표가 담지 못하는 이동이 그 아래에서 계속되고 있었을 뿐이다.

차트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출처(외부 링크): 차트에 사용한 데이터와 지표 정의는 아래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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